수원시, 민선자치 30년…‘기초자치 1번지’의 70년 성장사
면적 5배·인구 123만…대한민국 최대 기초단체
市민이 뽑은 도시 전환점 1위 ‘삼성전자 설립’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올해는 대한민국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이 되는 해다. 1995년 주민의 손으로 단체장과 의원을 직접 선출한 첫 지방선거 이후, 기초자치의 맏형 수원시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시민자치의 상징 도시’로 성장했다. 도시 발전의 궤적과 시민이 꼽은 10대 장면을 통해 수원시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전국 최대 규모 기초자치단체로 성장한 수원 2025년 9월 기준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의 인구는 123만 명, 면적은 121.09㎢에 달한다. 이는 전국의 0.14%, 경기도의 1.2%에 해당하며, 인구밀도는 1㎢당 1만159명으로 경기도 평균의 7배에 이른다. 1960년대 이후 수원은 급격한 도시 팽창을 거듭했다. 1960년 23.35㎢였던 도시 면적은 5배 이상 늘었고, 등록 차량 수는 1969년 1282대에서 2023년 56만9460대로 폭증했다. 도로 길이는 53.6㎞에서 963㎞로 18배 늘어났다. 민선자치 부활 이후 시민 생활의 변화는 한층 두드러졌다. 1995년 13만 호였던 주택 수는 2023년 40만 호로 3배 증가했고, 아파트 비율은 45%에서 74.9%로 높아졌다. 1인 가구 비율도 12.3%에서 36.2%로 증가해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공원 면적은 4배 늘어 ‘생활 속 녹지도시’로 변모했다. 산업과 교통으로 쌓은 ‘성장의 도시’ 수원은 1949년 시 승격 이후 1960~70년대 급성장을 통해 경기 남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1967년 경기도청의 수원 이전, 1969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설립,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 1974년 수도권 전철 1호선 수원역 연장은 수원의 산업·교통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강화한 결정적 사건이었다. 이후 행정 체계는 1988년 장안·권선구 분구, 1993년 팔달구 신설, 2003년 영통구 신설을 거쳐 현재의 4개 구 체제를 완성했다. 1997년 수원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수원이 ‘산업도시’에서 ‘역사문화도시’로 변모하는 계기가 되었고, 2002년 월드컵 개최와 광교신도시 개발은 도시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자치 30년, 네 명의 시장이 만든 수원의 변화 지방자치 부활 이후 수원시는 네 명의 시장이 시대별 시정 철학으로 도시 성장을 이끌었다. 심재덕 전 시장(1995~2002)은 ‘깨끗하고 투명한 행정’을 시정철학으로 내세워 화성행궁 복원과 ‘문화도시 수원’의 기틀을 다졌다. 특히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운동’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행정을 도입해 도시 브랜드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서 전 시장(2002~2010)은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를 기치로 수원산업단지 조성과 국도 1호선 입체화 사업을 추진했다. 교통망 확충과 산업기반 강화에 주력해 도시 성장의 물리적 토대를 구축했다. 염태영 전 시장(2010~2022)은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를 비전으로 복지와 협치 행정을 강화하며 수원특례시 지정의 초석을 다졌다. 도서관 확충,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회적경제 육성 등 시민참여형 정책을 펼쳐 자치의 기반을 넓혔다. 이재준 현 시장(2022~)은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새빛시리즈’ 정책을 추진 중이다. 새빛펀드(기업 지원), 새빛하우스(주거 복지), 새빛톡톡(시민 소통), 새빛돌봄(복지 연계) 등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상생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민이 뽑은 수원 발전의 10대 전환점 수원시정연구원이 시민 15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시발전 주요 장면’ 조사에서, 28.8%의 시민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설립(1969년)’을 수원의 최대 전환점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수원에서 반도체 산업의 기틀을 닦고 수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견인했다. 2위는 ‘경기도청 이전(1967년)’(10.8%), 3위는 ‘경부고속도로 개통(1970년)’과 ‘수도권 전철 1호선 수원역 연장(1974년)’(각 10.1%), 5위는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1997년)’(7.3%)였다. 2020년 이후 변화 중에서는 ‘광교신도시 개발 및 입주(21.9%)’와 ‘2002 한일 월드컵 개최(14.2%)’가 상위에 올랐다. 광교신도시는 수원의 도시 기능을 확장하고, 첨단산업·주거·문화가 어우러진 신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자치의 힘으로 성장한 도시, 시민이 주인인 미래로 수원은 1995년 이후 지방행정의 실험실로 불릴 만큼 다양한 자치 모델을 선보였다. 시민참여예산제, 주민자치회, 사회적경제조직 등은 수원이 전국 자치분권의 선도 모델로 자리 잡게 한 핵심 제도다. 수원시정연구원 김도훈 센터장은 “수원은 시민과 함께 성장한 자치의 도시”라며 “데이터 기반 연구와 정책으로 시민 중심 시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민선자치 30년은 시민이 만든 성취의 역사”라며 “앞으로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시민이 정책의 주인이 되는 진정한 자치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