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수원에서 열린 ‘2025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 수많은 시민의 환호 속에 장엄하게 펼쳐졌다. 서울에서 출발한 행렬은 안양과 의왕을 거쳐 수원 도심을 통과해 화성행궁으로 도착했다. 수원 구간만 6.8km에 이른다.
행사 직전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행렬은 차질 없이 진행됐다. 취타대의 북과 피리 소리가 울려 퍼지자 도심은 곧바로 조선 시대로 바뀌었다. 기수단과 의장대가 깃발을 높이 들고 길을 이끌었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들은 전통 복식에 환호했고, 노인들은 자리에 앉아 눈을 반짝였다.
장안문 구간은 대표적인 관람 포인트로, 성곽을 배경으로 한 행렬이 장관을 연출했다. 우산을 접은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들어 순간을 기록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곳곳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행렬은 선두 기병대와 의장대를 시작으로 왕실 깃발과 의장물이 이어졌다. 궁중악사들의 연주와 무예시범단의 창·칼 시범이 장엄함을 더했다. 시민 2천여 명과 말 70여 필이 함께하며 행렬의 규모를 키웠다.
화성행궁 앞에서는 정조대왕의 입궁 퍼포먼스가 재현됐다. 광장 무대에서는 국제자매도시 공연단의 축하 공연, 수원화성 퍼레이드, 국악관현악단과 명창 김영임·유태평양의 협연 무대가 이어졌다.

이재준 수원시장, 이재식 수원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들도 행렬에 동참해 시민들과 함께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행궁광장에서 “수많은 시민이 함께 즐긴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정조대왕이 꿈꿨던 여민동락(與民同樂)이 실현된 축제”라며 “이 행사를 한국을 대표하는 ‘K-축제’로 발전시켜 글로벌 관광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던 현륭원(융릉)을 찾기 위해 한양에서 수원으로 향했던 행차를 재현했다. 서울과 경기 4개 도시가 협력해 공동으로 진행하며, 단순한 재연을 넘어 시민이 주체가 되는 축제로 발전했다.

올해는 전통 의상 체험, 청소년 자원봉사, 현장 해설 부스 등 참여 프로그램이 강화됐다. 시민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역사 속 주인공으로 자리했다.
한편, 지난 9월 27일 개막한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4일까지 수원화성 일원에서 열린다.
‘2025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취타의 울림과 어가의 위엄, 시민들의 환호가 어우러지며 도심을 다시 한 번 200여 년 전 정조의 행렬로 물들였다.
이번 행사는 정조의 애민 정신과 개혁 의지를 기리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K-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