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중국 순방 첫 공식 일정으로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법통을 확인했다.
23일 충칭 임시정부 청사에서 김 지사는 유리관 속에 보존된 독립공채와 군무부 포고 1호를 살펴보며 “이곳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가 착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헌장에 담긴 국민주권·보통선거·삼권분립 정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선조들의 열망을 1420만 경기도민이 계승하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충칭은 1940년 9월부터 대한민국 마지막 임시정부가 자리 잡았던 곳으로, 중국 내 임시정부 청사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항일 무장투쟁과 독립전쟁의 중심지였으며, 광복을 맞이한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된다.
당시 임시정부는 독립운동 자금 조달을 위해 독립공채를 발행했고, 군무부 포고 1호를 통해 전 국민에게 항일전쟁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김 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등 대표단은 김구 주석 흉상에 헌화·묵념한 뒤 역사관과 전시실을 돌아봤다. 이어 청사 내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신민부 국내 공작원으로 활동한 이달 선생(건국훈장 독립장)의 딸 이소심 씨 ▲김구 주석의 주치의로 활동한 유진동 선생(애국장)의 아들 유수동 씨 ▲임시정부 판공실에서 비서로 일했던 김동진 선생(애족장)의 딸 김연령 씨가 참석했다.
이달 선생은 김좌진 장군의 지령을 국내로 전달하며 활동했으며, 김좌진 암살 이후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유진동 선생은 흥사단과 민족혁명당 등에서 활동하며 임시정부 의료를 담당했다. 김동진 선생은 임시정부 살림과 광복군 지원 업무를 맡으며 독립운동에 기여했다.
이소심 씨는 특히 임시정부 청사가 철거 위기에 놓였던 1990년대 초 복원 협정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그의 노력으로 한국과 중국 간 합의가 성사돼 1995년 청사가 원형대로 복원됐다. 현재 청사는 한중우호의 상징이자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 지사는 후손들에게 “경기도가 독립유공자와 그 가족을 예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80인을 선정하고 독립기념관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해외 거주 후손 지원, 독립유공자 주거안정 지원금 2천만원 지급 등 다양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후손들은 “이미 충분히 잘해주고 있어 바라는 점이 없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지사는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며 “독립운동을 포함한 선조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중근 의사의 유묵 두 점 ‘독립’과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직접 써서 설명하며 “선조들의 열망을 마음에 새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