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 선출 과정에서 제기된 선거인단 대리 등록·가입비 대납 의혹이 경찰 고발로 이어지면서 단일화 결과보다 절차적 정당성 검증이 선거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경기교육혁신연대 참여 운영위원들은 24일 오후 경기남부경찰청에 민주·진보 진영 단일후보 경선 과정의 선거인단 대리 등록과 가입비 대납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번 고발은 사전 문제 제기와 공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운영위원들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리 등록·가입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다. 혁신연대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진상조사, 수사의뢰, 경선 1위 발표 유보 등을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열린 혁신연대 선관위 회의를 앞두고 요구사항을 다시 전달했다.
대리 등록·대납 의혹에 대한 즉각적인 진상조사와 수사의뢰, 이의제기 답변 전까지 경선 1위 발표 유보, 수사 결과 확인 전까지 경선 결과 유보다.
운영위원들은 선관위에 같은 날 오후 5시까지 수용 여부를 공식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후 6시 직접 수사의뢰와 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정해진 시한까지 공식 답변이 나오지 않자 운영위원들은 예고한 방침대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이번 사안은 유은혜 예비후보 측이 제기해 온 단일화 절차 논란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 예비후보 측은 그동안 선거인단 모집과 가입비 납부 과정에 의혹이 남아 있다면 결과만으로 승복을 요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고발이 혁신연대 내부 운영위원들 주도로 진행됐다는 점도 무게를 더한다.
단순한 후보 간 공방이 아니라 단일화 추진 조직 안에서도 절차 신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고발인 측은 이번 의혹이 선거인단 대리 등록과 가입비 대납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주민등록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전자금융거래법, 형법상 업무방해 위반 가능성까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인 측은 선거인단 모집과 등록 절차 전반에 제3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원격으로 인증과 결제를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같은 방식이 타인의 휴대전화나 개인정보를 이용한 등록을 유도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제3자가 대신 결제를 진행하는 대리 납부가 이뤄졌고, 그 인원이 실제 투표까지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고발인 측은 경찰에 선거인단 대리 등록과 대리 납부 여부, 관련 문자 발송자와 지시 주체, 선거인단 가입 데이터와 로그 기록 확보, 결제·인증 과정 분석, 특정 후보 또는 캠프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 등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발인 측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내부 문제가 아니라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수사기관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자 전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고발인 측은 관련 문자메시지 캡처, 선거인단 등록·결제 사례 자료, 관련 언론 보도자료 등을 입증자료로 함께 제출했다.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안민석 예비후보를 민주·진보 진영 단일후보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리 등록·대납 의혹이 경찰 고발로 이어지면서 단일후보의 대표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안민석 예비후보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단일화는 패자가 결과를 받아들이는 절차까지 포함해야 완성된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공정과 책임, 민주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선거다.
선거인단 등록과 본인 인증, 가입비 납부, 투표 참여 과정이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상태라면 단일후보라는 이름이 갖는 설득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은혜 예비후보 측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경선 불복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를 부정하는 데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이 신뢰를 얻었는지 확인하자는 요구에 가깝기 때문이다.
단일화가 정당했다면 유 예비후보 측의 독자 행보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리 등록과 대납 의혹이 고발로 이어졌고, 혁신연대 내부 운영위원들까지 수사기관 판단을 요구한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검증되지 않은 결과에 승복하라는 요구보다, 유권자에게 직접 판단을 구하겠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쟁점은 유은혜냐 안민석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진보 단일후보가 유권자 앞에 대표 후보로 설 만큼 절차적 신뢰를 확보했느냐의 문제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단일화는 통합의 장치가 아니라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경기교육혁신연대 운영위원들은 수사 의뢰를 포함한 진상조사와 경선 1위 발표 유보를 촉구하며 지난 23일부터 천막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고발로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화 논란은 내부 회의와 후보 간 공방을 넘어 경찰 수사 판단을 받는 국면으로 옮겨졌다.
절차적 정통성이 확인되지 않은 결과에 승복할 이유는 약해졌고, 유권자에게 직접 선택을 묻겠다는 유은혜 예비후보 측 주장에는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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