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오산시가 254억 원을 투입해 '2027~2028 경기도종합체육대회' 유치를 강행하면서 시민들과 시의회 일각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도시 위상 제고를 강조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시민사회는 막대한 예산이 실질적인 민생 문제 해결보다는 일회성 전시행정에 낭비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이번 대회가 시 승격 이후 38년 만에 처음 오산에서 열리는 대규모 체육행사로, 도시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작은 소망들이 모여 이룬 거대한 꿈"이라며, "수개월 동안 함께 노력하고 응원해 준 시민들과 오산시 체육회 및 담당부서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를 통해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일부 시의원들은 이 같은 기대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특히 총 예산 254억 원 중 오산시 자체 예산이 154억 원에 달하는 점을 두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시민들은 "254억 원이면 소상공인 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복지 강화 등 민생 정책에 훨씬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시의 예산 우선순위에 불만을 나타냈다.
오산시의회 성길용 부의장과 전예슬 의원도 "일회성 행사에 이토록 많은 예산을 쓰는 것은 우선순위 착오"라며 예산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두 의원은 "254억 원이면 시민 25만 명 모두에게 10만 원씩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규모"라고 강조하며 민생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권재 시장이 선거 당시 오산종합운동장 철거와 50층 유통랜드마크 건설을 공약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해당 운동장을 리모델링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철거 예정이던 운동장을 수십억 원을 들여 다시 보수하는 것은 명백한 혈세 낭비이자 행정 혼선"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또한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처리 등 시민 생활 불편이 예상됨에도 오산시가 이를 해결할 실질적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지역 언론이 대회 유치의 긍정적 효과만 부각하며 비판적 시각을 제시하지 않는 데 대해 "언론이 광고 수익에만 급급해 비판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선수와 방문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오산의 감동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산시는 체육대회 유치를 통해 도시 발전과 시민 화합을 기대하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 투입에 따른 비판과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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