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안산시가 전 세계 도시 정책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2025 글로벌 시장 챌린지(Global Mayors Challenge)’ 본선에 진출하며 혁신도시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성과는 기초지자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이룬 쾌거이자,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은 정책 실행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가진다. 산업단지 중심의 도시구조를 청년 중심 문화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실험. 안산은 이제 정책 도시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실질적 변화를 꿈꾸는 도전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단지에 문화를 입히다…정책이 도시를 바꾼다

 

안산시가 글로벌 챌린지에 내세운 정책은 단순한 공간 조성사업이 아니다. 시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9천여 개 기업과 11만여 명이 종사하는 이 지역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지만, 산업 고도화 정체와 청년 근로자 비율 저하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안산시는 '산업단지 환경조성 패키지' 공모사업을 통해 200억 원을 확보하고,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청년문화센터’를 제안했다.

 

e스포츠센터, 푸드존, 미디어 콘텐츠 존 등 실질적인 여가·소통 공간으로 구성된 이 복합 플랫폼은 내·외국인 청년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융합형 문화공간이다. 이는 산업도시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청년 친화 도시로 나아가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시민과 함께 만든 아이디어, 세계 도시들과 겨루다

 

안산의 정책은 외부용역이 아닌 시 자체 추진 과제로 수립됐다. 기획 전담 공모사업팀을 중심으로 현장 실사와 시민 의견 수렴, 청년 노동자 실태조사 등이 사전 준비 과정에서 병행됐고, 이러한 집단 지성이 이번 글로벌 무대 진출을 가능케 했다.

 

이미 본선 진출만으로도 안산시는 5만 달러(약 6,800만 원)의 상금을 확보했으며, 내년 1월 열리는 결선에서 최종 우승 도시에 선정되면 100만 달러(약 13억 원)의 상금과 함께 세계 도시 네트워크 속 정책 실행 지원을 받는다. 경연에 참여한 전 세계 600여 개 도시 중 안산은 서울시와 함께 유일한 한국 도시로 남았다.

 

 

청년 중심 도시로 진화…혁신의 여정은 지금부터

 

현재 안산시는 블룸버그 재단이 제공하는 ‘아이디어 캠프’와 주간 자문회의 등에 참여하며 정책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오는 10월까지는 청년 당사자와 시민 의견을 집중 수렴해 실행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단지를 문화 생태계로 전환하는 도시 혁신의 방향성과, 국내 공공정책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최종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안산은 이번 도전을 통해 도시 혁신의 좌표를 다시 그렸다”며 “청년이 주도하고 시민이 공감하는 도시 혁신으로 세계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여정은 정책 수립의 끝이 아닌 시작이며, 아이디어의 실행력을 시민과 함께 검증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산의 도전은 단지 상금이나 명예가 목적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한 지방도시가 세계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산업구조와 도시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선도하고 있다는 데 그 진정한 의미가 있다. 지금 안산은 전 세계 50개 도시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