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수원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보조금 유용과 지도자들로부터의 강제 회비 징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협회 운영 문제를 넘어, 수원시의 행정 투명성과 체육계 신뢰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조금 유용 의혹, 비효율적 대회 운영과 부실한 타당성 검토
협회는 2023년 5월 27~28일 개최된 제2회 정조대왕배 전국 배드민턴대회를 위해 35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자부담은 대회에 출전한 출전비로 654팀 총 1308명의 배드민턴 동호인이 부담했다.
문제는 셔틀콕과 우승 상품 구매 과정에서 발생했다. 협회는 330타의 A사 K셔틀콕을 개당 2만 원, 총 660만 원에 330타를 구매했다. 하지만 대회 진행에 필요한 셔틀 콕수를 예측하기 위한 공식에 대입해 보면 실제 수량은 228타로 추산된다. 이를 두고 “필요 이상의 수량을 구매해 보조금을 과다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우승 상품으로 지급된 라켓과 바람막이 110세트의 단가가 일반 도매가보다 개당 5000원 비싸게 책정되어 총 1023만 원이 지출됐다. 이에 대해 최원영 협회장은 “최고 품질의 제품을 구매한 정당한 가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23년 신설된 수원시장배 전국 직장부 배드민턴대회는 참가팀 부족으로 무산되며, 보조금 2000만 원의 타당성 검토 부재 문제가 드러났다. 체육계는 “보조금을 받기 위한 대회를 급조했다”는 비판과 함께, 대회를 빌미로 한 보조금 남용 의혹을 제기했다.
지도자 회비 강제 징수 및 횡령 의혹
협회는 2023년 2월부터 지도자들에게 월 5만~20만 원의 회비를 요구하며 동의서를 제출받았다. 동의서에는 “향후 어떠한 이의 제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강제성을 띠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회비는 협회의 스코어보드 구매, 명절 선물, 제주도 교류전 등 협회 명의 활동에 사용되었으나, 지도자들은 “협회가 개인적인 생색을 내는 데 회비를 썼다”고 반발했다.
또한, 지도자 모임 회장은 회비 2400만 원을 보이스피싱으로 잃었다고 주장했으나, 온라인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이를 반환하라고 지시했지만, 회비가 협회 통장으로 입금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회비 납부를 거부한 지도자들에게는 "'입금을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 (레슨)할 사람은 많다'"며 "수원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압박이 가해졌다. 한 지도자는 “밥줄이 끊길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납부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원 기획단과 보조금 배정 의혹
이번 사태는 수원시 이재준 시장의 선거 후 구성된 새로운 수원 기획단의 문화·복지 분과 위원이던 협회장의 영향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당 분과 위원으로 재직하며, 정조대왕배와 수원시장배 전국 직장부 배드민턴 대회에 보조금을 배정받은 것이 특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획단은 3개월 시한부로 종료됐지만, “시장 선거 보은 감투”라는 비판과 함께 이번 보조금 유용 논란까지 불거지며 체육계의 신뢰도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수원시 체육계의 신뢰 회복, 철저한 조사 필요
협회의 논란은 단순한 회계 문제를 넘어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인 보조금 지급과 유용은 체육인 전체를 모욕하는 행위”라며 "시의회 행정감사와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원시체육회와 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통해 체육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