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수원시가 세계유산 수원화성의 가치를 시민 주도로 재해석한 야간 체험 프로그램 ‘수원화성 태평성대’가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시민이 만든 세계유산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화성행궁 2단계 복원 1주년을 기념해 지난 5~6월과 9~10월, 총 32일간 83회 운영된 ‘수원화성 태평성대’ 프로그램에 약 2500명이 참여했다. 예약 개시 후 불과 5분 만에 전석이 마감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수원시가 주관했으며, 주민이 직접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세계유산을 행정이 아닌 시민 주도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주요 프로그램은 ‘혜경궁 궁중다과 체험’과 ‘주민 배우와 함께하는 고궁 산책’ 두 가지다. ‘궁중다과 체험’은 '원행을묘정리의궤' 속 1795년 혜경궁 홍씨 회갑연의 다과상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국악 연주와 함께 즐기는 체험으로, 음식 준비부터 응대까지 모두 지역 주민이 담당했다.

‘고궁 산책’은 주민 배우와 이야기꾼이 함께 진행하는 야간 투어로, 실감 나는 연기와 해설이 결합돼 관람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참가자 설문 결과, 타 지역 방문객 비율은 58.9%, 화성행궁 첫 방문자는 74.7%로 나타났다. 수원화성 태평성대가 지역 관광 수요를 새롭게 창출한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 최초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독일위원회 후원을 받고, 독일 핸켈재단의 재정 지원을 통해 추진됐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행궁마을협동조합 등 지역 공동체가 참여했으며, ▲공동체 역량 강화 교육 ▲디지털 기록화 ▲영문 홍보영상 제작 등 국제적 성과도 거뒀다.

특히 지역 내 어르신과 초등학생 등 440명을 대상으로 한 ‘수혜자 확대 프로그램’을 18회 운영해 문화 향유 기회를 넓혔고, 홍보용 쇼츠 영상을 한국어·영어 두 버전으로 제작해 글로벌 확산 기반도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이 직접 운영한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유산 활용의 지속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다”며 “내년 5월부터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으로 재운영해, 지역 공동체 중심의 세계유산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수원화성 태평성대’는 행정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장을 열며, 세계유산 도시 수원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