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엔뉴스 이종성 기자]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화 논란이 더 커졌다.
선거인단 대리 등록 의혹이 나왔다. 가입비 대납 의혹도 제기됐다. 원격 인증 가능성도 불거졌다.
이제는 현직 고교 교사의 학생 선거운동 강요 혐의까지 경찰 고발로 이어졌다.
이 정도면 단순한 경선 후유증이 아니다.
공정성의 문제다. 정통성의 문제다. 교육감 선거의 기본 자격을 묻는 문제다.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평택 소재 고등학교 교사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평택경찰서에 고발했다.
A씨는 경기도교육감 선거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절차를 앞두고 수업 중 학생들에게 안민석 예비후보 선거인단 가입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입을 강요받았다는 학생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은 교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교육기관 안에서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구성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민감한 선은 바로 이 지점이다.
학교는 선거운동의 장이 아니다. 학생은 정치 동원의 대상이 아니다. 교사는 특정 후보 선거인단 가입을 요구할 위치에 있지 않다.
이번 고발은 기존 단일화 의혹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경기교육혁신연대 단일화는 이미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대리 등록과 대리 납부 의혹을 받고 있었다.
유은혜 예비후보 측은 후보 확정 유보와 진상 규명을 요구해 왔다. 일부 운영위원들도 수사 의뢰와 경찰 고발에 나섰다.
여기에 교사 선거운동 혐의까지 더해졌다.
논란의 무게가 달라졌다.
단일화 내부 절차 문제를 넘어 교육 현장과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번졌다.
이제 유은혜 예비후보 측의 문제 제기는 더 이상 ‘불복’이라는 말로 밀어낼 수 없다.
유 후보 측은 결과를 부정하기 전에 절차를 묻고 있다.
선거인단은 본인 의사로 가입했는가. 가입비는 본인 명의로 납부됐는가. 원격 인증과 대리 결제는 없었는가. 교사의 직무상 지위가 학생 선거인단 가입 요구에 이용됐는가.
이 질문들은 모두 단일화의 정통성과 직결된다.
단일화는 결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패자가 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지지층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단일화는 첫 단추부터 흔들리고 있다.
경기교육혁신연대 선거관리위원회는 의혹 해소를 위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안민석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 효력은 유지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수사가 필요할 정도의 사안이라면 후보 확정도 멈춰야 했다.
의혹은 수사에 맡기고 결과는 그대로 두겠다는 결정은 설득력이 약하다.
공정성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유은혜 예비후보 측의 문제 제기에 힘을 실었다.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공정과 원칙을 가르치는 영역이다.
그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후보를 뽑는 과정이 공정성 의심을 받는다면 어떤 명분도 힘을 갖기 어렵다.
특히 현직 교사의 학생 선거인단 가입 종용 혐의는 가볍지 않다. 사실관계는 수사로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혐의 자체가 고발로 이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단일화 절차는 중대한 검증 국면에 들어섰다.
학생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 의혹은 교육감 선거의 도덕성을 정면으로 흔든다.
공정교육을 말할 후보 단일화에서 이런 의혹이 나왔다는 점은 더 무겁다.
유은혜 예비후보 측의 명분은 여기서 분명해진다.
후보 확정을 유보하라. 선거인단 모집 과정을 확인하라. 본인 인증과 결제 경로를 검증하라. 교사 선거운동 의혹까지 포함해 사실관계를 밝히라. 의혹이 해소된 뒤 결과를 말하라.
이는 패자의 몽니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패자는 승복해야 한다.
그러나 승복은 공정한 절차 위에서만 가능하다.
절차가 의심받고, 내부 운영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선관위 고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승복만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압박에 가깝다.
단일화는 명령이 아니다. 합의다. 신뢰다. 정당성이다.
안민석 후보 측이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본다면 검증을 피할 이유가 없다.
자료를 공개하면 된다. 절차를 설명하면 된다. 선거인단 모집 경로와 결제 기록, 문자 발송 주체를 투명하게 밝히면 된다.
침묵이나 무대응은 답이 아니다.
공정성 논란 앞에서 설명 없는 확정은 설득력이 없다.
경기교육혁신연대도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대리 등록과 대납을 금지한 규약이 실제로 작동했는지 밝혀야 한다.
선거인단 가입 데이터와 결제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
문자 발송 주체와 모집 경로도 설명해야 한다.
현직 교사 고발 사안이 단일화 선거인단 모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봉합이 아니다. 정확한 검증이다.
단일후보라는 이름은 무겁다. 그 이름에는 한 진영의 대표성만 담기지 않는다.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사회적 승인도 함께 담긴다.
그 승인이 없다면 본선 무대에서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다.
유은혜 예비후보의 독자 행보 명분은 더 분명해졌다.
단일화가 스스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라는 요구보다, 유권자에게 직접 판단을 구하겠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사안은 유은혜와 안민석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공정한 경쟁으로 치러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민주·진보 진영이 스스로 내세운 가치와 실제 절차가 일치하느냐의 문제다. 교육 현장이 선거 동원의 의혹에서 자유로운가를 묻는 문제다.
유은혜 예비후보 측은 그 불일치를 지적하고 있다. 이는 불복이 아니다. 공정성을 지키려는 정치적 책임이다.
공정성을 말하는 진영이라면 공정성 검증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말하는 단일화라면 민주적 절차부터 증명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말하는 교육감 선거라면 어른들의 선거부터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결과보다 절차가 먼저다. 승리보다 정통성이 먼저다. 단일화보다 공정성이 먼저다.
유은혜 예비후보 측의 문제 제기가 힘을 얻는 이유는 분명하다.
졌기 때문에 따지는 것이 아니다. 따져야 할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단일화는 끝난 단일화가 아니다. 아직 검증대 위에 서 있는 단일화다.
